카우치서핑으로 떠난 유럽여행-4편-드디어 출발, 영국에서의 악몽같은 첫날.

비행기 티켓을 구입했다. 

이제 정말 간다.


IN 런던 OUT 이스탄불로 끊었다.

여행출발 6개월 전에 끊으니 1인당 비행기표 값은 110만원.

부산의 김해공항 국내선을 타는 비용까지 포함이라 다른 항공사보다 조금 비싸도 대한항공으로 했다.

아내가 회사에서 유럽 지도를 인쇄해왔다. 거기에 코팅까지 해서 가져왔다. 

지도 위에 우리의 동선을 표시했다. 


이 지도를 본 프랑스 친구 기욤이 에어비앤비와 블라블라카 메가버스 에 대해서도 알려줬다.

실제로 여행을 가서 에어비앤비 블라블라카 메가버스를 모두 이용을 했다.

블라블라카에 대해서는 이전 포스팅에서도 다뤘었다.



2018/05/12 - [여행정보(Travel Tip)] - 유럽여행 Tip-블라블라카(Blablacar)

에어비앤비와 메가버스 등에 대해서도 따로 포스팅 예정입니다. 


처음 도착하는 런던부터

포르투갈의 리스본까지는 미리 카우치서핑으로 숙소를 잡아뒀다.



(혹시나 참고가 될지 몰라 스크린샷을 덧붙여봅니다

제가 메시지를 보내고 리스본의 호스트였던 호드리고 라는 친구가 답을 준 내용입니다.

카우치서핑 사이트에서 여행기간과 인원 그리고 요청하는 메시지를 보내면

자신들은 어디에 살고 있고, 주요 역이나 공항 등에서 어떻게 찾아와야 하는지도 알려줍니다.

가끔 이런 걸 먼저 말 안해주는 경우도 있는데요. 그럴 때는 미리 요청해서 주소를 받아두는 게 좋습니다.

유럽의 경우 한국이 지금 새주소로 쓰는 도로명 주소로 대부분 되어있어서 주소만 정확히 알고 있으면 

구글 맵등을 통해서 어렵지 않게 찾아갈 수 있습니다.

 

이건 여담입니다만, 요청을 받아들이는 건 나라와 도시마다 조금 달랐습니다.

첫 이미지는 쌀쌀맞게 느껴지던 영국이 제일 수락률이 높았구요.

따뜻한 나라의 도시였던 세비야는 거의 100여명의 호스트에게 요청을 보냈지만, 모두 거절의사를 밝혀왔습니다.

딱 한 곳에서 받아줬는데, 이전에 포르투에서 우리를 재워준 사피르 라는 친구의 카우치서핑 친구가 저희 사정을 알고 초대를 해줬습니다.

친구의 친구라서 아마 우리를 초대해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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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가기 전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들렀다.

급여정지 라는 걸 신청하기 위해서다.

며칠 정도의 여행은 상관이 없지만, 최소 한달 이상 한국을 떠나있게 된다면,

건강보험 급여정지를 신청해두고 가는 게 좋다.

급여정지를 신청하면, 해당기간 동안은 건강보험료가 부과되지 않는다.


베란다에 있는 화분 친구들도 모두 처가집에 맡기고 왔다.
몇년간 키웠던 녀석들이라 괜히 마음이 짠하다. 그래도 물을 줄 수 없으니 맡겨야지. 





짐을 마지막으로 점검했다.

짐 싸는 것도 따로 포스팅을 하면 좋을 것 같다.

여행하기 전 짐을 쌀 때는 출발 전에 바로 싸기보다는 여유를 두고 짐을 싸고 풀기를 여러 번 해보기를 추천한다.

짐 싸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 여러 번 반복하다보면 정말 필요한 것만 챙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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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간의 비행 후에 영국의 런던에 도착을 했다.

잠시 후에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펼쳐졌다.

 

입국심사대에서의 일이다.

타고 간 항공편이 대한항공이라 입국심사대에 줄을 섰던 사람들은 거의 한국인이었는데,

대부분은 하나투어 등의 단체 관광객이 많았다. 내 차례가 되어 입국심사대에 가서 심사관의 질문에 답을 했다.

 

심사관 : 왜 왔냐?

나 : 여행으로 왔다.

심사관 : 직업이 뭐냐?

나 : 마술강사다.

심사관 : 오호~ 마술?

나 : 어 여행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마술도 보여주면서 재미있게 여행할려고 한다.

심사관 : 그렇구나. 그래 잠시만 기다려봐.

 

이 대화 후에 바리케이드로 둘러싸진 공간에서 3시간 넘게 잡혀있었다.

나중에 말해준 이유가 내가 그렇게 마술을 보여주면서 팁을 받아가며 돈을 벌며 불법체류를 할 걸로 의심이 되었다는 거다.

 

잡혀있으면서 겁도 나고 동시에 화도 나고 나중엔 여행이고 뭐고 다 때려치고 바로 한국행 비행기를 잡아타고 돌아가고 싶었다.

그 정도로 우리가 느낀 공포와 모멸감은 컸다.

 

입에서 온갖 욕이 튀어나오려 했지만,

괜히 그들은 자극해서 좋을 건 없을 것 같아 참기로 했다.

 

입국 심사대에서 겪은 경험을 추가해서 설명하자면

우선 2시간 여를 아무것도 묻지도 않고 기다리게 했다.

우리를 가둬놓은 입국심사관은 웃으며 밥을 처먹으러 갔다.

그냥 기다렸다. 뭐라도 차라리 물어봐줬으면 좋겠는데 그냥 기다리게 했다.

 

2시간이 지난 즈음 다른 입국심사관이 우리를 불렀다.

수하물 중에 우리의 짐을 찾으러 갔다.

내보내 주려나? 하는 우리의 생각은 착각이었다.

 

그 심사관은 우리의 수하물을 들고 다시 어떤 창고 같은 곳으로 가서

커다란 테이블 위에 우리의 캐리어와 다른 가방을 올려놓고 속에 들어있는 짐을 모두 파헤쳤다.

속옷 한장까지 속속들이 뒤지고, 현금을 얼마를 들고 있는지 신용카드가 유효한지 등을 모두 확인하고 적어갔다.

수치심이 온몸을 감쌌다.

 

그리고 다시 원래의 구역으로 돌아와 갇혔다.

수십명이 갇히고 다시 내보내진 그 구역에는 백인은 단 한명도 없었다.

오직 유색인종만 잡아서 가뒀다.

 

조금만 의심이 가면 앞뒤 가리지 않고 가뒀다.

최소 1시간 이상을 가두고, 흑인 들은 우리보다 더 오랫동안 갇혀있었다.

 

비행기가 도착한 6시부터 3시간이 넘게 지나 저녁 9시 무렵에 우리를 풀어줬다.

그냥 풀어준게 아니라, 런던의 카우치서핑 호스트인 멜리카에게 전화를 해서 이런저런 확인과 신분보증 비슷한 걸 한 뒤에 우리를 풀어줬다.

  

입국심사관이 내게 길에서 마술을 하지 말라고 했다. 

돈을 벌지 말라고 했다.

억지로 웃으면서 알겠다고 했다.

시작부터 참 쉽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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